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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칼럼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분들께

협동조합을 고민하는 분들께

 

요즘 신문을 비롯한 언론매체에서는 “갑의 횡포, 을의 눈물”을 소재로 한 뉴스나 분석기사들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갑의 횡포”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용어가 최근 들어서서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갑의 횡포에 대항할 을의 힘이 강해져서 일까요? 아마도 “갑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졌기에 을의 눈물에 대해서 사회적 공감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자본주의의 역사는 인류전체의 역사에서 보면 매우 짧습니다만, 그 짧은 기간 동안 경제력은 과거의 어느 시대보다 비약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이라는 메커니즘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경쟁의 틀로 몰아넣었고, 이에 따라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경제력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력의 비약적인 성장의 이면에는 항상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이 존재했던 것이 자본주의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약자일 수 밖에 없었던 을은 눈물을 흘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다양한 노력들 가운데 역사상 의미있는 조직 중의 하나가 협동조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7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협동조합은 ‘을’일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자조, 자립의 정신으로 만든 조직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협동조합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갑의 횡포’에 대응하여 스스로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 만든 결사체입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은 자발적인 조직입니다. 누가 만들라고 해서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조직에 참여하는 한사람 한사람이 그 조직에 기꺼이 참여해서 ‘을의 눈물’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정신입니다. 협동조합을 왜 만들려고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협동조합은 ‘정신’만으로 유지되는 조직이 아닙니다. 사회적 경제적 압박을 견뎌내고 그 조직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지 발전하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은 ‘사업체’로서도 지속가능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경제적 혜택이 있어야 의미있는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은 자선단체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시혜로 움직이는 조직도 아닙니다. 협동조합 스스로가 사업체가 되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협동조합은 조합참여자들만이 혜택을 향유하는 이기적인 집단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개인의 이익을 위한 조직은 이미 자본주의사회에서 그 터를 잘 잡고 있습니다. 기업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왜 협동조합인가를 고민할 때는 그 협동조합이 기업과는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합니다.

흔히 협동조합을 이야기 할 때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글귀를 많이 떠올립니다. 조합원 개개인의 주체적인 참여와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협동조합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을 갖고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단순하게 개개인이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적으로만 하지 않습니다. 내 이웃도 마찬가지로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도 협동조합입니다.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은 바로 협동조합운동의 출발입니다. 관심의 폭이 커질수록 협동조합이 우리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아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13년 6월

 

충북사회적경제센터 상임대표 윤병선(건국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