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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칼럼

천연향기 '솔솔' 함께하는 사회 '활짝'

다문화여성들의 한국사회 적응과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전국 최초로 설립된 (주)공존.

여성 결혼 이민자들이 주축으로 설립한 (주)공존은 안정적인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건강한 지구촌,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소통하는 열린 사회 구현을 위해 청주여성결혼이민자들이 함께하는 친환경 생활용품 제조·판매 기업이다.

지난 2008년 3월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여성결혼이민자 모임인 '무궁화 봉사단'을 결성, 통역에 도움을 주며 태동한 (주)공존은 2010년 3월 자활공동체 '아로마 이야기'를 결성해 친환경 수제비누를 제조·판매를 시작했다.

2011년 3월에는 열린사회 다문화 공동체인 공존을 주식회사로 법인 등록하게 된다. 이후 같은해 9월 충청북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아 내년에 사회적 기업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공존의 이금단 대표(43·여·중국 하얼빈)를 만나 (주)공존의 시작으로 앞으로의 희망을 들어봤다.

 
 



(주)공존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꽃과 잎을 재료로 천연 비누와 세재를 생산하는 열린사회 다문화 공동체다.

이들은 꽃잎차를 갈아 분말로 수제 꽃비누를 만들어 전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등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결혼 이민자들이 스스로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은 전국 최초. 15년 전 중국 하얼빈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와 (주)공존을 창업한 이금단 대표는 "결혼 이민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회사를 창립하게 됐다"고 말한다.

법인을 설립하기 이전인 창립 초기 이 대표는 많은 오해도 받았다. 개인적으로 자활공동체를 만든 이 대표는 회사 수입을 개인 통장으로 관리함에 따라 이에 따른 오해가 빚어졌다는 것.

"회사 설립 목표가 결혼이민자들의 자립을 위함이었기에 법인을 설립하게 됐으며, 그 후 사회적기업을 알게됐습니다."

현재 (주)공존에는 일본인 2명, 중국인 2명, 러시아 1명, 캄보디아 1명, 한국인 1명 등 총 7명이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등 여러나라 결혼이민자들이 (주)공존에 취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지만 회사 수익이 따라주지 않아 직원 채용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수익창출이 회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제가 조선족이라 언어 소통은 문제가 없지만 한국에서의 뿌리가 없어 영업과 판로 개척이 쉽지 않습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번창시켜 많은 결혼이민자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금단 대표는 (주)공존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우리 제품에는 방부제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사용기간이 짧다는 단점도 있지만 피부에 자극을 더 주기 위해 천연재료로만 구성해 맞춤형 주문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 결혼이민자들이 스스로 법인을 설립하고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알려졌을때 수많은 언론에서 인터뷰를 했지만 대부분 언론이 제품 소개는 뒷전이고, 결혼 이민자에게만 초점을 맞췄다"라며 "그 후부터 인터뷰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게 (주)공존은 결혼이민자들이 창업한 특색보다는 제품의 판매에 따른 수익창출이 더 중요하다.

이 대표에게는 큰 고민이 있다. 전국의 결혼이민자들이 (주)공존을 눈여겨 보고 있기에 자립에 성공해야 그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고,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면 그들에게 좌절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시대의 흐름으로 판단한다. 수익을 창출하고, 그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 자체가 시류라는 것.

"수익 창출과 사회 환원, 두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매출을 늘려 더 많은 결혼이민자들을 채용, 경제적 자립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습니다."

이 대표는 판로 확대로 매출 증가를 도모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 영입도 고려중이다.

"요즘 결혼이민자들은 젊고 학력도 높아 의지만 있다면 이 회사를 잘 꾸려갈 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언제든지 능력있는 사람이 온다면 대표를 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금단 대표는 현재 사회적기업에 대한 개선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지자체나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현실적과 동떨어진 지원도 많다"라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고 개인적으로 지원금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들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심사 기준이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특히 "현장 실사보다는 서류에 의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브리핑도 2분여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 업체를 홍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라며 "잘못 운영되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는 지원 취소 등 강도 높은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윤우현

"지역 구조변화 새 관계망 만들어야"

박대호 (사)충북사회적경제센터 사무국장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는 우리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사건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우리 사회에 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가져 올 것이라는 주류 경제학에 의문을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지역사회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도권과 대기업중심의 한국사회구조는 경제적 불균형의 심화뿐만 아니라 사고의 종속을 불러오고 있다. 일부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공무원의 월급을 걱정할 정도로 열악할 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생활에서도 서울을 동경하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지방은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주눅 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슈만(shuman, 1998)은 이 문제의 대안으로 지역화론을 제시한다. 그는 지역공동체가 외부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기의존성'을 회복하자고 주장한다. 지역소유의 기업과 지역순환경제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의 대안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역 공동체와 같이하는 기업, 그리고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회적기업이 지금 시기에 주목받는 이유일 것이다.

최근 사회적기업에 이어 협동조합에 대한 기대가 높다. 이 두 제도 모두 정부 주도로 만들어졌고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정치적 판단이든, 시민사회의 노력의 결과든 누구의 손을 들어 주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만 사회적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책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세계화로 인한 지역의 문제를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화전략으로 대안을 찾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사회적기업이 제도화 된 이후에 수많은 논의가 있어 왔다. 그리고 적지 않은 실망이 진행형에 있다. 

충분한 검토와 논의 없이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되었고 정부의 주도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이 일반화 되면서 사회적기업에 기대하는 사회적 목적과 사회적 역할은 퇴색하고 창업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구나 사회적 필요에 의한 사회적기업의 설립이 아니라 제도와 정책에 발빠른 사람들의 전유물로 기우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제도의 문제인지 차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제도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모습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제도만을 탓하며 실망했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지금 사회적기업의 모습이 과연 제도의 탓인가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할 지점이 많은 것 같다. 

사회적기업 육성제도는 시민사회에게 사회 참여의 기회를 넓히고, 지역의 필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역할을 부여했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그리 건강하다고 인식되지 못하는 듯 하다. 사회적기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논의를 할 때면 인증요건 구비에 초점을 맞추는 대화에 피로감이 몰려온다.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내자는 가슴 뛰는 제안은 지루한 무용담으로 비춰지는 듯 한 분위기다.

우리에게 사회적기업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회적기업 자체에 대한 확신이 아니라 가능한 치열하게 원래의 취지에 복무하는 것이다. 많은 사례에서 보듯이 성공한 사회적기업에는 뼛속까지 사회적목적을 새긴 기업가가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답은 사회적기업을 하고자 하는 주체의 발견과 재생산에서 찾아야 하는게 아닐까? 주체의 준비 없이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그 할애비가 오더라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행이 사람이 찾아들고 있다. 지역마다 조직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원칙과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하겠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충북에서도 사회적경제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역의 실업운동을 시작으로 자활사업과 사회적기업을 바탕으로 기반을 조성하고 최근에는 복지단체와 마을기업 및 자생적 공동체들과의 협의를 넓혀가고 있다.

향후에는 협동조합이 사회적경제조직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유구조와 운영원리는 물론 생존방식에서 그동안의 영리기업이 가진 다양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활성화의 핵심은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시스템 정비와 다양한 지역 주민과 지자체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의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결국 현실의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은 지역의 정치·경제·사회의 구조변화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관계망 즉, 지역생태계 조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회적경제의 토대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