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팝니다. 포도 팔아요. 영동포도입니다."
"70세이상의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무공해 포도입니다. 포도 사가지고 가세요."
농산물은 시간에 따라 가격 등락의 폭이 큰 생물이라 수확하는 즉시 판매를 하여야한다. 농사팀에서 재배한 포도를 제값에 팔기위해 직원들은 유관기관, 시설, 단체, 지인등 아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강매(?)를 하기도 하고, 1톤 차에 싣고 청주, 대전, 서울등 아파트 단지나 상설시장에 좌판을 깐다. 장사가 잘되면 개선장군이 되어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한박스라도 더 팔기 위해 주린배를 컵라면으로 달래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나가는 행인의 발목을 잡아 보기도 한다.
가을햇살이 저물어 어두어지기 시작하면 남은 포도를 들고 식당이나 상점문을 두드린다.
"영동포도에요, 드셔보시고 포도좀 사주세요.. 저의 어르신들이 직접 재배한 포도입니다." "안녕하세요. 충북 영동군의 노인일자리 사업단입니다." "저희 사업단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올갱이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냇물이 흐르고 수려한 자연 경관이 있는곳에 캠프장을 설치해드리며, 중식으로 불고기파티, 간식으로 직접 재배한 고구마, 옥수수 등을 제공해드리며, 1인당 3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습니다."
노인일자리사업에는 복지형, 공익형, 시장형 인력파견형 등 여러 분야의 일자리 사업들이 있고, 영동군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2010년부터 그중 시장형사업을 위탁받아 "감고을푸드사업단(농장, 식당운영)"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2천여만원의 보조금중 1천900여만원의 인건비로 시작한 감고을푸드사업단은 무상임대한 노후된 농지 3천여평과 식당을 마련하여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어갔다. 고구마, 옥수수, 콩등 밭작물의 낮은 경매가와 지역 주민도 잘 알지 못하는 곳에 위치한 식당을 운영해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고심 끝에 주변 도시로 바쁘게 전화를 돌린다.
처음 시작부터 주위의 무관심속에 의기소침해지신 어르신들은 직원들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시며 안쓰러워하신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사업단은 첫 고객을 맞았다.
처음의 근심과 우려와는 달리 고객들은 무척 만족해하시며 농작물 주문, 다음행사 예약, 심지어는 고맙다고 팁(?)까지 주고 가셧고, 더불어 어르신들의 참여 열기도 뜨거워졌다.
이렇게 고작 3천여평의 경작지에서 70세 이상의 어르신 16명이 1일4시간 월42시간 근무하여 재료비, 시설투자비, 운영비까지 부담하며 1천900여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했다는 사실이 지금도 우리 자신도 믿겨지지 않는다.
장마비와 함께 피서철이 돌아오는 지금 우리는 또다시 많은 생각을 한다.
지자체에서는 해마다 선진지 견학이니, 도농교류니 하며 몇백에서 몇천만원씩 예산을 쏟아 붓는다. 그런데 그들이 중요시하는 "투자대비 성과"를 과연 얼마나 이루었는가?
10억 투자해서 10억 다 써서 없애면 잘된 사업이고, 1천만원 투자해서 2천만원 성과를 내면 그저 그런 사업이라 치부하는 말도 안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는 않느냐는 말이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여 선심성 행정을 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였던 또 하나의 사업단이 사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들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의 운동들이 서서히 안착되어 가고 있다. 개인의 사욕이 아닌 공동체를 위해서 일하는 사업들 즉, 장애인들의사업단, 사회적기업, 노인사업단, 자활에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의 강구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는 분산된 정책지원금을 일자리 창출사업을 위한 하나의 테이블로 만들어 원스톱으로 필요한 자원들을 연결해주어 일자리창출 사업들이 결실을 볼 수 있게 해야될 것이다. 또한 정책지원금을 분산해서 지원하기 보다는 집중해서 올인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고 서로 책임을 가져가면서 지역의 공동체 일자리들이 실질적인 소득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